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규모가 4조5000억 원을 넘어 2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 중 자사주 취득ㆍ처분 현황을 공시한 129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사주 취득ㆍ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근 3년 간 이들 기업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총 11조7794억 원, 처분 규모(소각 포함)는 총 9조94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자사주 취득 규모는 2019년 3조6664억 원에서 2020년 4조7699억 원까지 30.00% 증가했지만 지난해 3조3431억 원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자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서며 2020년 취득 규모가 증가했지만 이후 주가가 다시 회복되면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식소각’과 임직원 보상을 위한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와 임직원 챙기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자사주 취득 규모는 2020년 코로나19로 하락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사주 취득에 나선 여파로 2019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가 주가가 회복되면서 감소로 돌아섰다.
기업별로 보면 지난해 자사주 처분 규모는 △SK텔레콤 △네이버 △SK하이닉스 △이마트 △아모레퍼시픽 순으로 컸다. 같은 기간 취득 규모는 △현대모비스 △KT&G △미래에셋생명 △현대자동차 △메리츠화재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취득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현대모비스로 4286억 원이었다. 이어 △KT&G(3483억 원) △미래에셋생명(3142억 원) △현대자동차(3053억 원) △메리츠화재(2632억 원) △메리츠증권(2528억 원) 순이었다.
최근 3년 기준으로는 자사주를 매년 3000억 원 이상 취득해 온 현대자동차(총 1조662억 원)로 가장 큰 규모로 나타났다. 이어 △포스코(1조 원) △현대모비스(9859억 원) △SK(9059억 원) △신한지주(5941억 원)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