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근 발표한 교육공약을 보면 수시보다 정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정시 비중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교육계를 중심으로 입시경쟁 해소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정치권과 교육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수시전형 선발이 지나치게 높은 대학은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수시 비율 조정을 통해 대입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으로는 대입 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없애고 고교 교육과정 범위에서 문제를 출제할 수 있도록 교사와 대학생이 수능문항 검토에 참여하는 길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후보 측은 8대 교육공약을 실현하는데 대략 10조 원 상당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윤 후보도 일찌감치 정시 비율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입시에서 코딩에 국·영·수 이상의 배점을 둬야만 디지털 인재를 기업과 시장에 많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 6년-중 3년-고 3년'으로 대표되는 현행 학제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재편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5년 동안은 향후 50~100년을 대비한 대대적 교육 개혁의 청사진을 반드시 만들고 퇴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육계에서는 주요 대선 후보들의 교육 공약과 관련해 '입시 경쟁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이 빠졌다고 평가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육 체제 개혁 쪽에 힘을 실어야 되는데 부분적인 제도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시모집 비율을 조정한다는 내용으로 봤을 때 정량 평가인 정시는 공정하고, 학생부 위주인 수시는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 같다”며 “이런 관점으로 수시 비율을 줄여나가면 비교과 영역에서 재능을 보이는 수험생들이 기회를 잃게 된다. 대학도 학생 선발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정책본부장도 “정책 방향은 좋지만 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는 것은 변별력 때문인데 대안 제시는 없다”며 “고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항 출제를 억제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변별력 확보 방안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