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선거대책위원회 파행 사태의 원인으로 이준석 대표를 지목하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 하지만 막상 이 대표에 대한 사퇴 결의가 이뤄지더라도 강제성은 없어 이후 전개될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이 6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작성했다. 결의문을 전달받은 이 대표는 오후 5시께 의총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들 대다수는 이 대표의 사퇴 촉구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결의안 찬반 의견에 대한 표결 거수나 서명 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퇴 결의안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당대표 사퇴를 결의하더라도 실제 이 대표가 물러날 지는 의문이다. 투표 혹은 의원총회 의결로는 당 대표를 끌어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당원소환제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절차가 까다로워 유명무실하다. 당헌에는 ‘당원은 법령 및 당헌·당규, 윤리강령을 위반하거나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해당 행위를 한 당 대표 및 선출직 최고위원을 대상으로 소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당원소환제가 명시됐다.
그러나 실제 당원소환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전체 책임당원 20% 이상, 각 시·도당별 책임당원 10%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추진된다. 이후 전체 책임당원 3분의 1 이상이 소환투표에 참여해 유효투표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확정되게 된다.
이번 사퇴 결의는 이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 대표의 선택에 따라 향후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국민의힘 내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 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퇴진 논의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후보는 퇴진 논의 질문에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와 만난 청년보좌역들은 이 대표를 포용하라고 요청했다. 청년보좌역 한상현씨는 “아직도 홍준표·유승민 경선 후보를 지지했던 20~30대는 위장당원의 역선택이라고 생각하시나. 이석기를 석방하자던 신지예는 품으면서 이준석은 왜 버리시나”라며 “이 길대로 간다면 반드시 실패할 후보를 보좌해 역사에 죄를 지을 수 없다. 저는 이 자리에서 청년보좌역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