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반도체 비축해 놓은 전략 주효
1931년부터 1위 유지하던 GM 기록도 깨져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240만 대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GM은 13% 감소한 220만대를 팔았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와의 격차는 11만4000대가량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1931년부터 전미 시장 1위를 차지해온 GM의 기록도 무너지게 됐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발생 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장 판도도 바뀌었다. 코로나19 초창기엔 많은 업체가 공장 문을 닫고 인력들을 내보냈지만, 이후 가정용 PC와 TV 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도요타는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차량에 사용되는 컴퓨터 반도체 4개월 치를 비축했던 것이 큰 효과를 봤다. 도요타는 과거 부품이 필요할 때 공장에서 바로 생산하는 ‘적시 생산’ 방식을 고집했지만, 2011년 일본 대지진 후 공급망 문제를 겪으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WSJ는 “적시 생산이라는 본질적인 개념은 낭비를 피하기 위함”이라며 “하지만 공급망이 점점 세계화하고 제조업체가 단일 공급업체에 점점 의존하면서 시스템은 취약해졌고 위기는 더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 문제가 점점 해소되면서 시장은 도요타의 1위 수성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도요타 북미법인의 잭 홀리스 수석부사장 역시 “분명히 말해두지만 1위는 우리 목표가 아니었고 지속 가능할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며 “도요타는 지난해 GM을 밀어낸 것을 홍보에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GM 대변인은 순위 변동을 언급하지 않은 채 “올해 반도체 부족 문제가 줄어들면서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북미시장에선 현대차와 테슬라의 약진도 돋보였다. 테슬라는 87% 증가한 93만6172대를, 현대차는 19% 증가한 73만8081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