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확보 나선 중국, GMO 농작물 상업화 초읽기

입력 2021-12-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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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분쟁 겪으면서 곡물 해외 의존 약점으로 부각
GMO 품종 승인 필요한 표준 초안 마련
종자산업 활성화 방안도 이달 발표 예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5월 23일 쓰촨성의 한 마을을 찾아 옥수수밭에서 농부들과 대화하고 있다. 쓰촨/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5월 23일 쓰촨성의 한 마을을 찾아 옥수수밭에서 농부들과 대화하고 있다. 쓰촨/신화뉴시스
중국 정부가 식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공급에 문제를 일으키자 식량 자급자족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9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농림부는 최근 유전자변형농산물(GMO) 품종에 대한 표준을 설정하는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은 당국이 GMO 품종을 승인하는 데 필요한 ‘품종 진위’와 ‘품질 효과’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당국이 표준을 설정함에 따라 GMO 대두와 옥수수의 상업적 재배도 한 걸음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농림부는 성명에서 “생물학적 재배의 안전한 관리는 국가 식량안보와 농업과학 기술 자립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GMO 기술은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곡물 공급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농업 부문이 미·중 무역분쟁의 최전선에 놓인 만큼 중국 정부도 태도를 바꿨다.

SCMP는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의 미국과 시작한 무역 분쟁에서 중국은 외국 농산물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약점을 보였다”며 “외국산에 의존하는 대가로 중국은 두 가지 주요 작물인 쌀과 밀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두와 옥수수는 수입 의존도가 높아 해외와의 공급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국이 GMO 품종에 대한 표준을 설정하면서 대두와 옥수수의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초상증권의 리치우옌 애널리스트는 “GMO 대두와 옥수수에 대한 세부 기준을 빠르게 도입한다는 건 농림부가 이들 품종의 상업화를 추진하는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둥싱증권의 멍린 애널리스트는 “GMO 품종을 홍보하는 건 곡물 안보를 보장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중국은 GMO 면화와 파파야만을 상업적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일부 해외 개발 GMO에 대해서는 대두와 옥수수, 면화와 사탕무 등을 가공원료 형태로 국내 시장에 들여오는 것을 허용한 상태다.

중국은 표준 마련 외에도 GMO 품종 개발을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코로나19 발생 후 지금까지 12개의 GMO 옥수수와 3개의 GMO 대두가 승인됐다. 승인된 품종도 이번에 마련된 표준에 따라 평가받게 된다.

종자산업 활성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는 종자산업 활성화 정책을 승인했지만, 이후 별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SCMP는 “이달 말 전에 종자 산업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며, 이르면 다음 주에 열릴 수도 있다”며 “당국이 GMO 품종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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