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이 세계 최대 가전ㆍIT 전시회 ‘CES 2022’에서 최신 로봇 기술과 비전을 비중 있게 공개한다. 향후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의 투자와 연구개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국내 다수 기업은 로봇을 주요 신제품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삼성봇’을 선보인다.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봇 아이’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가 주인공이다. 두 로봇은 사용자의 영상 회의를 준비하거나 저녁 식사를 위한 상을 차리는 등의 시나리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삼성 봇 아이는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되는 로봇이다. 사용자 곁에서 함께 이동하며 보조하는 기능과 원격지에서 사용자가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2년 전 ‘CES 2020’에 참석해 첨단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한 지능형 로봇 ‘볼리’를 최초로 공개한 뒤 돌봄 로봇인 ‘삼성봇 케어’, 가사도우미 ‘삼성봇 핸디’ 등 로봇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기존의 로봇 사업화 태스트포스(TF)팀을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며 조직도 재정비했다. 지난해 초 소비자가전(CE) 부문에 로봇 TF를 신설해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했는데, 1년도 되지 않아 상설 조직으로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로봇,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 등에 향후 3년간 240조 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로봇을 CES 주제로 선정하고 그룹의 로보틱스(로봇공학) 비전을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는 로봇이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이동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와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로봇 제품군도 일반에 공개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에 그룹의 사업 분야에서 로봇이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정 회장은 직접 사재를 투입해 미국의 유명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등 그룹 차원의 투자를 이어왔다.
LG전자는 클로이 가이드봇, 클로이 서브봇, 실내외 통합배송 로봇 등 5G와 인공지능을 접목한 로봇이 사람과 공존하며 삶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일상을 소개한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를 앞세워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공개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협동 로봇을 연간 1000대 이상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며 로봇 사업의 가능성을 이미 증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경쟁력을 인정받아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로봇의 상용화가 다가오며 글로벌 로봇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7년 245억 달러(약 29조 원) 수준이던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하며 2020년 444억 달러(약 53조 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어 2025년에는 연평균 성장률 32%를 기록하며 1772억 달러(약 211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 드론 등 로봇 기술이 적용된 다른 산업을 제외한 서비스 로봇, 물류 로봇, 제조 로봇만의 규모다.
로봇의 잠재력에 주목한 기업이 늘어나며 관련 투자가 늘어났고,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로봇의 대중화가 가속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전반에서 생산, 비용 효율을 위해 로봇을 채택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 코로나19로 소독과 위생을 위한 로봇 도입의 필요성도 증가했다”며 “대기업도 가능성을 알아본 만큼, 관련 투자와 연구 개발은 지속할 전망”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