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호 톱10…정몽구·정의선 부자만 평가액 줄었다

입력 2022-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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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주식 부호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상위 10위권에서 지분 평가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가운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은 3000억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산업 지형이 변화하고,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정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보유 중인 주식의 지분 가치가 지난해 14조1898억 원(30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4조6151억 원 늘어났다. 같은 해 지분 평가액이 가장 많은 주식 부호였다.

뒤이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지분 평가액 10조9619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연초보다 6조4672억 원 증가했다. 3위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으로 지분 가치가 5조178억 원 늘어난 7조850억 원을 나타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4위를 기록했다. 주식의 지분 가치가 6조6515억 원(30일)으로 연초 대비 1조7012억 원 늘었다. 5위는 지분 평가액이 4조3524억 원 증가해 6조4197억 원으로 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차지했다.

6위는 정 명예회장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아들인 정 회장과 상위 10위권에서 유일하게 지분 평가액이 감소했다. 두 사람이 각각 4.89%, 1.7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정 명예회장은 지분 가치가 5조1721억 원으로 연초보다 2657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정 회장은 629억 원 줄어든 3조6366억 원에 그쳤다.

정몽구, 정의선 부자의 지분 평가액이 줄어든 원인은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에서 각각 553억 원, 1921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1월 25일 장중 52주 신고가(23만5000원)를 경신한 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내리막을 탔다. 지난달에는 14만4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물류 대란을 겪은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자동차 업체 생산 차질 등의 영향을 받은 게 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총수 일가의 지분 매각 가능성마저 점쳐지면서 투자 심리가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 주가 조정이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 지분 가치를 각각 2243억 원, 100억 원 떨어뜨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와 생산 차질, 수요 둔화의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최근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기업이 어떤 미래 먹거리를 제시하느냐가 주가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상장과 이어진 주가 급등으로 떠오른 주식 부호도 있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7위로 뛰어올랐다. 방 의장은 지분 평가액이 4조5898억 원으로 연초 대비 2조6342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허재명 일진머리티얼즈 이사회 의장은 2조277억 원 늘어난 3조3180억 원을 기록,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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