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울 낙찰가율 모두 하락세
대구·세종, 감정가보다 싸게 낙찰
강세를 이어가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꺾이고 있다. 그동안 매물 잠김과 높은 매매 호가 등의 영향으로 ‘내 집 마련’하려는 수요가 아파트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최근 몇 개월 전만 해도 응찰자 수 최다, 낙찰가율·낙찰률 최대 등 기록을 경신했고 강세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매수와 매도가 쌍끌이 감소하는 거래절벽 분위기가 이어지고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값 하락 사례가 속속 나오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자 경매시장 역시 움츠러드는 모습이다.
28일 경매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지난 9월 107.6%로 최고치를 찍은 뒤 이달(27일 기준) 100.6%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 역시 올해 10월 119.9%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기록이었다. 이후 11월 107.9%로 떨어졌고 이달에는 104.7%로 고꾸라졌다.
대개 경매시장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향후 아파트 가격을 전망하는 선행지수로 본다. 경매 참가자들이 집값 동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하고 투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경매시장의 분위기가 향후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을 예측할 때 참고하는 여러 지표 중 입주물량, 미분양 주택 수와 함께 낙찰가율을 꼽는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대구의 경우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올해 2월 112.8%로 최고치를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99.7%로 100%를 밑돌아 감정가보다 싸게 낙찰받는 사례도 이어졌다. 이달에도 대구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95.10%를 기록했다. 대구보다 앞서 지난 7월부터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세종은 매달 진행되는 경매 건수가 많아야 1건에 불과하지만, 이달 낙찰가율은 92.6%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몇 차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아파트값의 상승세 둔화 및 하락 전환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만큼 경매업계는 경매시장 역시 강세장을 지나 주춤한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경매시장의 응찰자 수, 낙찰가율이 모두 떨어지고 있다”며 “내년 1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면 아파트 경매시장은 지금과 같이 낙찰가율이 100%를 살짝 웃돌거나 밑도는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