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며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는 갈수록 약해지고 집값 상승률 역시 둔화하는 가운데 서울 전 권역에선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져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시장이 됐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3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2포인트 낮은 95.2를 기록해 5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5월 11일 94.9를 기록한 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11월 둘째 주부터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을 밑돌았고 이번 주에는 서울 전 권역에서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종로, 중구, 용산구 등 도심권은 이번 주 1.3포인트 떨어진 94.8을 기록했고, 노원, 동대문, 중랑 등 동북권은 94.3, 은평, 서대문, 마포 등 서북권은 93.3, 영등포, 동작, 관악 등 서남권은 96.1, 강남, 서초, 송파 등 동남권은 96.5를 기록해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시장이 됐다.
경기의 매매수급지수 역시 3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아 이번 주는 95.8을 기록했다. 인천은 지난주보다 0.1포인트 떨어진 101.3으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처음으로 기준선을 밑돌아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에도 기준선 아래인 97.5로 집계돼 최저 기록을 한 주 만에 갈아치웠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5대 광역시의 매매수급지수는 96.2로 집계돼 지난주에 이어 기준선 이하로 나타났다. 주요 도시 가운데선 부산(97.7), 울산(96.8), 전남(93.3), 대전(99), 충북(99.7), 제주(98.6) 등이 기준선을 밑돌았다. 전국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 하락세를 이어가는 대구(87.5), 세종(84.8)은 매매수급지수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주(99.1) 기록을 갈아치운 98.5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역시 100.3을 기록해 지난주보다 1.1포인트 낮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