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충전으로 일주일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 신(新)기술이 나올 전망이다.
15일 IBM은 삼성전자와 함께 ‘수직(Vertical) 트랜지스터 아키텍처(설계방식)’를 활용한 신규 반도체 디자인(VTFET)을 발표하고, 수년 내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IBM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기술은 프로토타입으로,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년 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이 신기술은 반도체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시장에 출시되면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IBM이 삼성전자와 함께 미국 뉴욕 올버니 나노테크 연구소에서 공동 개발했다고 밝힌 VTFET(Vertical Transport Field Effect Transistors)은 나노 공정을 뛰어넘는 혁신 기술로 평가된다.
반도체 칩 하나에는 수십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는데, 칩에 집적된 트랜지스터가 많을수록 정보처리 속도는 빨라지고 소비전력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최근 반도체 표면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기 위해 세계 주요 반도체 회사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IBM은 반도체 표면에 트랜지스터를 수평 배치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VTFET는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한정된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랜지스터 접점을 개선함으로써 전류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더 많은 전류를 흐를 수 있도록 했다는 게 IBM의 설명이다.
특히 기존 스케일링 된 핀펫(finFET) 아키텍처 대비 전력 사용량을 최대 ‘85%’까지 절감할 수 있어 ‘한 번 충전에 일주일 사용이 가능한 휴대폰 배터리’의 실현은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VTFET의 기술 상용화 시 실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될 방침이다. 배터리 혁신 외에 △나노 공정 한계 뛰어넘는 반도체 성능 확장 지속 △암호화폐ㆍ데이터 암호화 등 높은 전력이 요구되는 작업의 전력 사용량 및 탄소 배출량 절감 △전력 소비량이 낮은 사물인터넷(IoT) 및 에지 기기를 지속해서 확대해 해양부표, 자율주행차, 우주선 등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기기 운용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케시 카레(Mukesh Khare) IBM 리서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ㆍ시스템 담당 부사장은 “이번에 발표한 기술은 기존의 관습에 도전한 것”으로 “일상과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새로운 혁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반도체 업계가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IBM과 삼성은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의 혁신은 물론 하드 테크를 추구해 나가는 데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IBM은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5nm(나노미터ㆍ1nm=10억 분의 1m) 공정으로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생산된 칩은 IBM의 자체 서버 플랫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