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가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가상세계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소비자들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통한 가상의 가구 배치로 실제 배치 전후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을 안고 있어 관련 기술 확보와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가구ㆍ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9일 서울 마포역 일대에 총 3246㎡ (약 982평) 규모의 토털 홈 인테리어 매장 ‘디자인파크 마포점’를 선보였다. 한샘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기획한 첫 협업매장이다.
이곳에선 침실, 거실, 자녀 방, 서재 등 패키지로 꾸며진 각각의 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라이프스타일 플랜존’을 VR을 통해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직접 터치하고 가구 배치와 색상을 바꿔볼 수 있다. 그동안 머릿속으로 그리며 홈 인테리어 계획을 했다면 이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변경할 수 있다.
디지털 수납 전문존과 디지털 소파 전문, 디지털 매트리스 체험존에선 한샘 가구에 대한 소재와 제품 정보를 화면과 음성, 영상으로 듣고 볼 수 있다. 영업사원과 대면 상담 없이도 제품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키친앤바스’ 매장에선 각종 타일을 가상으로 보고 결정할 수 있다. 욕실이나 주방 벽면 타일은 해당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주요 인테리어라는 점에서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3D 설계 상담 프로그램 ‘홈플래너2.0’을 통해 부엌ㆍ욕실에 대한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홈플래너2.0은 전국 5만여 개의 아파트 3D 도면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다. 키친 디자이너나 공간 설계전문가가 인테리어를 원하는 소비자의 아파트 도면을 3D로 구현해 변화된 집의 모습을 가상현실로 제공한다. 사실상 메타버스 서비스다.
신세계까사는 지난 9월 VR 기술을 이용해 실제 거주하는 집과 같은 구조의 가상 공간에 가구를 배치하고, 공간 연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내놨다. 개개인의 주거 공간에 최적화된 제품을 고르고 견적서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VR 3D 인테리어 서비스 역시 약 9만 개의 실제 아파트 도면을 제공한다. 신세계까사는 앞으로 AR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VR 쇼룸을 출시한다.
퍼시스그룹의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도 ‘일룸 디지털 VR 쇼룸’을 선보여 시간과 공간의 구애받지 않고 체험과 제품을 탐색할 수 있게 했다.
메타버스는 3D, AR, VR로 현실세계와 비슷한 디지털 세계다. 가구와 인테리어 업계가 이 기술을 접목할 경우 소비자들은 간단한 손품을 통해 내가 상상하던 구조와 인테리어를 눈으로 보며 상상과 실제의 간극을 줄여나갈 수 있다. 메타버스가 기존의 매장 전시와 상담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기술로 부각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비대면 문화가 부각하면서 안전하면서도 실감 나는 서비스를 위한 목적이 컸지만, 이제는 먹거리로 급부상한 상태”라며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보고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