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승, 위원장직 향한 의지 드러냈으나
당내 우려 커져…尹 지지율, 이재명에 뒤쳐져
정강·정책 발표 취소…위원장직 사퇴 가능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구글링(포털사이트 구글을 통한 검색을 이르는 말)'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노 위원장은 위원장직 유지를 향한 의지를 계속해서 드러냈다. 다만 선대위에서 해명 기회로 제공했던 정강·정책 발표 일정을 돌연 취소하면서 노 위원장이 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윤 후보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그동안 했던 발언을 싹 구글링해서 (선대위에서) 본다니깐 좀 있어 보라"며 "너무 조급하게 그러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앞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명연설을 펼쳐 '비니좌(비니+본좌)로 화제가 됐던 노 위원장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 SNS 발언이 논란이 됐다. 노 위원장은 SNS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로 추정될 수 있는 발언, 백범 김구 선생 비하, 정규직 철폐, 긴급재난지원금 개밥 주장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노 위원장은 이날도 선대위원장직 유지에 관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전에는 선대위 회의가 끝난 후 권성동 사무총장, 이준석 대표와 3자 회동에서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하지 않고 계속해서 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당내에선 노 위원장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는 중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노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선대위 주요 직책을 맡은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 선거 기간이니깐 구태여 그런 걸 견딜 필요가 없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잇따른 우려에 윤 후보 지지율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렸다. 9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후보는 36%로 나타났으나 이 후보는 38%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윤 후보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해당 조사는 6일부터 사흘간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위는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본래 이날 오후 예정됐던 노 위원장의 KBS 정강·정책 발표도 돌연 취소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메신저가 너무 오염돼 있으니깐 과연 내용이 좋다고 해서 전세를 역전할 수 있을까 싶다"며 "정무적인 고려가 아니었나 싶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노 위원장은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직이 유지가 되겠나 싶다. 이 상황에서"라며 "(노 위원장은) 과거는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지금 현재의 말씀도 좀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그 생각"이라고 얘기했다. 윤 후보는 노 위원장 거취와 관련해 이날 김대중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하루 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