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통화증가율 상승, 성장·물가(5.8%p) 보단 자산가격(6.4%p)이 더 영향
두자릿수대 고공행진 중인 통화(광의통화·M2) 증가율이 이미 장기균형 수준을 이탈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소위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로 인한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발 더 들어가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조성되면서 자금조달비용이 하락하고 통화보유 기회비용이 낮아진 것이 원인이란 관측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간하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21년 12월호’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중 M2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1.1%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기간 장기균형치(10.0%)를 웃도는 수준이다. M2는 2019년 4분기중 장기균형치를 웃돌기 시작(M2 7.7%, 장기균형치 7.3%)해 7분기 연속 이같은 상황을 지속 중이다.
M2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을 합한 협의통화(M1)에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상품,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성자산으로 불린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통화증가율 상승은 성장과 물가 등 실물요인보다는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 요인 영향력이 크게 높아진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한은이 통화수요함수 추정을 통해 M2증가율 기여도를 본 결과 2021년 상반기 중 12.6% 상승을 기록한 M2 증가율 중 자산가격은 6.4%포인트 가량을 기록했다. 이는 성장·물가 등 실물 기여도 5.8%포인트를 앞서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경제주체들의 높아진 수익추구 성향이 자산가격 상승 기대와 맞물리면서 자산가격 요인에 의한 통화수요가 크게 확대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완화적 금융여건 하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하락하고 통화보유의 기회비용이 낮아져 통화 공급 및 수요를 동시에 확대시켜 통화 증가를 가속화했다고 본 것이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신용팽창에 따라 통화증가율이 상당히 높은 두자릿수대를 기록 중이다. 경제규모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