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에 글로벌 공급난 우려가 재확산하면서 해운주가 반등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구조적인 해운 업황 개선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월요일부터 이날까지 KRX 운송 지수는 9.15% 올랐다. 오미크론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덮쳤던 지난주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지수는 △HMM △대한항공 △현대글로비스 △팬오션 △대한해운 등 해운ㆍ물류 업종을 추종한다.
글로벌 해운주도 반등세에 올라탔다. 지난달 26일 이후 글로벌 해운주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50개 업체의 주가는 9.6% 올랐다. 컨테이너 해운주 10개 업체, 비벌크해운주 주가는 각각 10.1%, 9.1% 급등했다.
해운주의 상승세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난 우려가 재차 커지자 운임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3일 기준 4727.0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로 화주들이 급하게 화물을 보내면서 운임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4분기 들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시장을 억눌렀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해운 업황의 향방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간 해운주의 낙폭이 다소 과도했다는 인식과 함께 최근의 운임 상승세가 업황 둔화 우려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업황 개선 분위기가 추세적인 흐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기적인 반등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까지도 항만 정체 현상이 오히려 완화되고 있어서다. 북미 서부해안 항만 대기 컨테이너 화물은 4일 기준 92만TEU로 지난달보다 9.9% 줄었고, 1일 발표된 11월 미국 ISM 공급자운송지수는 전월 대비 3.4%p 하락한 72.2%를 기록했다.
올해 항만 정체에 따른 공급난 효과는 컨테이너선의 16.1%, 벌크선의 22.4%로 추정된다. 연간 5~6%가량 증가하는 통상적인 해운 수요 변동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내년에는 수요 변동보다 항만 정체 상황의 변화가 업황에 더욱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 공급난 완화와 이에 따른 해운 운임 하락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며 “미국 행정부의 노력, 인력난 완화는 미국 항만 정체를 경감시킬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경우, 중국 등 방역 관련된 항만 통제의 빈도도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