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격전지’는 누가 뭐래도 한국이다. 글로벌 ‘공룡’ OTT들과 토종 OTT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처음 글로벌 OTT 출시를 앞두고 ‘국내 OTT 사업자의 입지가 흔들릴까?’ 생각했었다.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의 경쟁력이 압도적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쟁의 양상이 어째 시시하다. 닐슨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5~21일 OTT 앱 이용자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 순으로 많았다. 디즈니+가 출시 직후 1주일간 1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국내 OTT 사업자가 ‘선방’하는 모습이다. 기대를 모았던 디즈니+의 일간 이용자 수(DAU)는 출시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애플TV+는 아예 언급조차 없이 조용하다.
OTT 플랫폼의 가장 큰 경쟁력이 곧 ‘콘텐츠’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애플TV+와 디즈니+는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힘을 강조하며 많은 자본을 투입했고, ‘오징어게임’과 ‘지옥’을 연이어 흥행시켰다. 또한, 이를 망 이용대가 관련 논의에 빼놓지 않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OTT 사업자인 티빙ㆍ웨이브 등도 자본을 쏟아부은 결과 흥행작을 속속 내놓고 있다. 보아하니 국내 콘텐츠 제작업계뿐만 아니라 OTT 플랫폼의 콘텐츠 제작ㆍ유통 역량도 꽤 높은 모양이다.
콘텐츠 역량이 OTT 플랫폼의 핵심이라면 이를 갖춘 토종 OTT 기업이 해외에서 ‘공룡’이 될 수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 3억5000만 원을 투입해 국내 OTT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이에 동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플랫폼의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점칠 기반이다. 국내 OTT 업계는 정부가 약속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전략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세계에 내놓을 만한 K-OTT의 등장을 바란다면 한국에서 잘 키울 방법부터 고민해야 한다. lee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