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부유층과 중산층의 경계에 있는 준부자 집단을 의미하는 대중부유층의 부동산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의 규모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예적금은 감소하고 주식 등 금융자산 투자는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5일 ‘2021년자산관리고객 분석 보고서: 팬데믹 시대의 대중부유층’ 보고서를 발간하고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0년 2월 이전과 올해 9월을 기준으로 대중부유층의 경제상황과 인식을 분석했다.
대중부유층은 세전 가구연소득 기준 7000만 원 이상, 1억2000만 원 미만인 가구로, 소득 상위 10~30%에 해당한다.
팬데믹 기간 대중부유층의 소득은 감소했으나 부동산과 주식을 중심으로 자산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적어졌다는 응답자 비중이 26.0%로, 많아졌다는 응답(23.0%)에 비해 높았으며, 소득의 감소폭도 증가폭에 비해 훨씬 크게 나타났다.
대중부유층의 총자산은 9억1374만 원으로 전년(7억 6473만 원) 대비 19.5% 증가했다. 부채 역시 전년 대비 24.9% 늘어나 1억4834만 원을 기록하며, 순자산은 7억6540만 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부동산 자산 7억5042만 원, 금융자산 1억2077만 원, 가상화폐를 포함한 실물자산 4254만 원으로 구성됐다.
자산이 증가한 데는 부동산과 주식 평가액의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중부유층의 부동산 평가액은 평균 7억5042만 원으로 전년 대비 1억4143만 원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중 보유한 부동산의 규모가 커졌다는 응답자 역시 37.8%로, 줄었다는 응답자 비중 6.8%를 크게 상회했다.
금융자산은 1억2077만 원으로 오히려 516만 원 감소했지만 금융자산 중 주식 평가액이 3367만 원으로 1097만 원 상승했다. 주식 보유가 증가했다는 응답자의 비중은 29.0%로, 감소했다는 응답(13.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반면 대중부유층의 19.7%는 예적금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대중부유층의 총자산 중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총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은 78.7%로 전년 대비 2.1%p(포인트) 높아졌다. 실물자산은 5.6%로 1.1%p 증가한 반면, 금융자산은 15.7%로 전년대비 3.2%p 감소했다.
자산의 증식을 경험한 대중부유층은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과반인 54.5%가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생각했으며, 투자성향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했다. 고위험·고수익을 추구(공격·적극투자형)하는 비중이 43.6%로 전년대비 약 10%p 증가했다.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투자처는 △국내주식(50.2%) △부동산(26.1%) △공모주(24.0%) △해외주식(21.7%) 순이었다.
대중부유층은 투자처 중 특히 부동산 구매 의향이 높았다. 절반이 넘는 58.4%가 향후 부동산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구매의향자 중 54.8%는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출 이용 희망자 중 55.6%는 대출금리가 4%대일 경우, 78.4%는 금리가 5%대에 도달할 경우 부동산 구매를 포기할 것 같다고 응답해 금리에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우리금융경영영구소는 “대중부유층의 부(富)가 성장하고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대중부유층 대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가계의 부를 금융자산으로 분산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중부유층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팬데믹 기간 중 대중부유층의 자산구성과 투자행태 상 리스크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금리 인상 등 향후 예상되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중심의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편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