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공적자금 투입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워 지면서 숙원사업이었던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 등 비은행 부분 강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결정(안)' 의결을 거쳐 낙찰자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진PE는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4%가 낙찰돼 유일하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 경영에도 참영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번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약 8977억 원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에 투입된 12조8000억원 가운데 12조3000억원이 회수되는 셈이다. 회수율은 96.6%다. 향후 잔여지분(5.8%)을 1만193원 이상으로만 매각하면 우리금융지주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게 된다.
공자위는 "특히 사실상 완전 민영화에 성공해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정부소유 금융지주회사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예보의 지분은 5.8%로 축소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와 우리사주조합(9.8%)과 국민연금(9.42%)에 이어 3대주주가 된다. 우리사주조합과 국민연금은 대주주이나, 사외이사 추천 권한은 없다.
우리금융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12조8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받았다.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각해 11조1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지만, 현재까지 예보가 우리금융 잔여지분 15.13%를 보유했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매각을 통해 예보가 아닌 민간주주가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하면 주주 중심의 경영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지분이 늘어나면 경영자율성이 늘어나는 만큼, 사업다각화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권과 보험업에 진출하지 않고 있는 우리금융이 타 금융사와 인수·합병 등 과감한 성장전략을 구사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대형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손해보험사가 없다. 지난해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손태승 회장은 지난달 5일 자회사 경쟁력 강화 회의에서 “지주 출범 후 지난 3년 가까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룹체제가 확고히 안착됐다”며 “그룹 4년 차인 내년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비은행 부문을 그룹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