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급등으로 수요가 수도권 주변 지역으로 번지면서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도 대출 규제선인 6억 원을 넘어섰다.
29일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11월 경기 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6억190만 원이다. 4월(5억1161만 원) 5억 원을 넘은 데 이어 7개월 만에 6억 원도 돌파한 셈이다. 지난달(5억9100만 원)과 비교하면 1080만 원 올랐다.
주택 6억 원은 금융권의 대출 규제선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서민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이 6억 원 이하의 주택일 경우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 원(신혼부부는 8500만 원) 이하 무주택자가 6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약정 만기 최장 40년 동안 2∼3%대의 고정금리로 매달 원리금을 상환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최근 정부는 내년부터 총대출액 2억 원을 넘는 대출자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보금자리론을 비롯한 서민금융상품은 DSR 산정 시 총대출액 계산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대출 규제를 피해간 시세 6억 원 이하의 아파트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매수 집중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경기 아파트값은 지난달 대비 1.63% 올라 올해 최저를 기록했지만, 11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무려 28.53%에 달한다. 이는 지난 한 해 연간 상승률(13.21%)의 두 배가 넘을 뿐만 아니라 통계 집계 이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2006년(28.44%)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 오산시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47.52% 오르며 경기뿐만 아니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오산시에 이어 시흥시(41.84%) 아파트값도 40% 이상 올랐고 △동두천시(39.10%) △안성시(37.29%) △의왕시(36.62%) △의정부시(35.16%) △평택시(34.39%) △안산시(33.45%) △군포시(32.98%) △수원시(32.46%) △고양시(31.57%) △화성시(31.11%) △남양주시(30.83%) 등도 상승률이 30%를 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아파트 매매·전셋값 급등으로 인해 30대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수도권으로 수요가 몰린 '탈서울 내 집 마련' 현상에 더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기대감으로 서울과의 심리적 거리가 짧아진 것이 경기·인천 아파트값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