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부담 장기화 시 수제 맥주 업체들 도산·통폐합 가능성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알루미늄 캔 제조사인 볼코퍼레이션(Ball Corporation)은 최소 주문량을 대폭 올리고 가격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규모 양조장을 비롯한 비계약 고객사는 당장 1월 1일부터 한 음료 당 5대의 트럭 분의 캔을 주문해야 한다. 캔 수로 따지면 약 102만 캔을 주문해야 하는 것으로 종전보다 최소 주문량을 5배 끌어올려야 한다. 당초 최소 주문량은 트럭 1대분이었다. 볼 코퍼레이션은 이와 함께 2022년부터는 비계약 고객의 캔당 가격이 약 50% 가까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볼코퍼레이션은 이번 최소 주문량과 가격 인상 방침 배경에 대해 알루미늄 캔 수요 초과 현상을 지목했다. 회사는 CNN에 “우리는 상당히 제한된 공급 환경에 있다”면서 “이러한 시장 환경으로 인해 사업 방식을 일부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코퍼레이션의 이 같은 방침에 수제 맥주 제조업체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볼코퍼레이션이 아닌 신규 공급처를 확보하던가 가격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하와이 소재 마우이브루잉컴퍼니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가렛 마레로는 “대부분의 소규모 양조장들은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거나 전체 상품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소규모 수제 맥주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레스토랑 영업 제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혼란 등으로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업체들은 이번 볼코퍼레이션의 조치로 내년 봄까지 매장에서 판매되는 수제 맥주 가격이 1~2달러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높은 비용 부담이 장기화할 경우 소규모 업체들이 운영을 더는 이어가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레로 CEO는 “알루미늄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업체들이 사업을 변경하거나 통폐합될 수 있다”면서 “이는 앞으로 수제 맥주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