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2주 연속 매매수급지수(매수심리)가 기준선(100) 이하로 떨어져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시장이 됐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22일 조사 기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낮은 98.6을 기록해 2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최근 집값 상승세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매수심리 위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까지 워낙 아파트값의 큰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게 과연 적정한 수준의 가격인가 매수자들도 부담과 불안감이 생겼고, 또 최근에 보유세 인하, 대출 규제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집 살 의향이 있는 매수자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지켜보는 추세”라며 “12월까지 매수심리를 반등시킬 만한 요소는 없어서 당분간 매수심리는 100을 밑도는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에서는 종로, 중구, 용산구 등 도심권을 제외한 서울 전역의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을 밑돌았다. 도심권의 매매수급지수도 100.7로 나타나 지난주보다 2.8포인트 줄었다. 노원, 동대문, 중랑 등 동북권은 99.3, 은평, 서대문, 마포 등 서북권은 97.4, 영등포, 동작, 관악 등 서남권은 98.2, 강남, 서초, 송파 등 동남권은 98.2를 기록해 모두 지난주보다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했고,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00.8을 기록해 올해 들어 최저치를 찍었던 지난주 기록을 한 주 만에 갈아치웠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5대 광역시의 매매수급지수는 98.9로 집계돼 지난주에 이어 기준선 이하로 나타났다. 주요 도시 가운데선 부산(99.1), 울산(98), 전남(95.4) 등이 기준선을 밑돌았다.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아파트값 하락세를 이어가는 대구(89.6), 세종(94.2)은 매매수급지수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주(100.8) 기록을 갈아치운 100.5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역시 100.8을 기록해 지난주보다 0.5포인트 낮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