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정착 후 세계시장 진출
“국산 초순수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6일 경북 구미 SK실트론 생산공장에서 열린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식에서 만난 이정섭 한성크린텍 대표는 이같이 감회를 나타냈다. 그는 33년간 물 산업에 몸을 담아온 이른바 베테랑이다. 초순수(Ultra Pure Water)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 요소다. 반도체 공정에서 물은 빼놓을 수 없다. 공정 절반에서 물이 사용된다. 불순물이 없는 초순수는 그래서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는 물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물 산업은 고부가가치를 끌어내는 연금술”이라며 “특히 반도체는 물을 활용하는 우리나라 대표 산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초순수 인프라 설계, 시공, 운영 등은 90% 이상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생산에 필요한 일부 기자재는 전략물자로 분류돼 있어 언제든 제2의 불화수소와 같은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초순수의 국산화에 팔을 걷어붙였고, 이날 반도체 독립의 첫걸음으로 ‘실증플랜트’ 건설에 들어갔다.
국산 초순수 시장은은 일본 등 해외에서 차지하고 있지만 결코 국내 기술력이 낮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실적과 경험이 부족해 현장에 보급되기 어려웠다.
이 대표는 실증플랜트 건설은 앞으로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국내 초순수 생산공정의 전처리 및 순수처리 설계 수준은 실적과 경험을 비교할 때 해외 기술과 대등한 수준이지만 설계 보증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산업현장에서 국내 설계의 적용이 기피되고 있다”며 “정부 정책으로 구축되는 실증플랜트를 통해 국산 초순수의 우수성을 알릴 기회가 마련됐고, 앞으로 수요처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국산화가 정착되고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게 되면 수주 한 건당 적게는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인정을 받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면 먹거리를 늘릴 수 있고 국가 차원에서도 산업구조 개선과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