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물가 상승 일시적…내년 1.7% 전망"…한은 "수요 측 압력도 높아져"

입력 2021-11-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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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하반기 경제전망'…"통화정책 빨리 시행하면 오히려 경기 하방요인 작용"

▲한국개발연구원 정규철 경제전망실장과 허진욱 전망총괄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 정규철 경제전망실장과 허진욱 전망총괄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1년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한국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선 국내 기관 간에도 전망이 엇갈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2.3%를 기록한 뒤, 내년 1.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고물가는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측 충격에 의한 것으로, 추세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전날 사전브리핑에서 “내년에는 공급 측 요인 외에 수요가 확대되면서 근원물가가 좀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많이 작용했던 국제유가 상승 등이 내년에 추가적으로 기여할 부분은 크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반영해서 좀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장기간 저물가 현상이 있었고, 최근에 조금 반등했지만 (고물가로) 큰 흐름의 전환을 아직 보지는 못했다”며 “단기적인 (공급 측) 요인을 생각했을 때 그렇게 빠른 물가 상승이 단기간에 발생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2% 상승해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상승률 중 1.03%포인트(P)는 석유류라는 단일 항목에 의한 상승분이었다. 석유류 가격만 안정돼도 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떨어진단 의미다.

이런 이유로 KDI는 기준금리 인상 등 물가 관리를 위한 정책적 개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허진국 KDI 전망총괄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공급 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세 확대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 안정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할 경우에 한정해 정책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 실장은 “통화정책을 너무 빨리 시행하게 된다면 경기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한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공급 병목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일반적으로 공급 부족에 의한 물가 상승은 계절성을 띠거나 지속기간이 짧다. 하지만 수요 확대에 따른 물가 상승은 경기 과열로 이어질 우려가 커 금리 인상 등 정책적 개입이 요구된다. 수요 측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 총재의 시각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가 외 불확실성도 크다. KDI는 우리 경제가 올해 4.0%, 내년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하박압력으로 원자재 수급 불균형과 물류 차질 장기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를 지못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요소수 등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 전반에 작지 않은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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