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장난감 회사 레고 그룹이 역대 최대 크기의 제품을 출시했다. 주인공은 타이타닉이다. ‘레고 타이타닉’은 완성품 길이 1.3m, 블록 수 9090개로 110년 전 당시 가장 큰 여객선이었던 타이타닉을 200 대 1 비율로 구현했다. 가로 16cm, 세로 135cm, 높이 44cm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몸집만큼 가격도 비싸다. 현재 홈페이지에 올라온 가격은 85만 원. 레고 팬들의 기대를 입증하듯 벌써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리셀러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한정판’이라고 속여 수십만 원의 웃돈을 얹어 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걸 샀다면 당신은 호구다.
8일 역대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레고 타이타닉이 출시되자 ‘리셀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타깃은 레고 투자(레테크)족이다. 유명한 레고 세트는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벌써 정가 이상의 가격으로 레고 타이타닉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가격대는 120만~130만 원으로, 정가인 85만 원의 1.4~1.5배 수준이다. 하지만 이 글은 곧 삭제됐다. 레고 타이타닉은 한정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고거래에서 이런 글이 오르는 이유는 레고 투자(레테크)는 유망한 투자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5년간의 주식, 금, 레고의 수익률을 비교해 봤는데, 레테크가 12%로 가장 높았다. 주식은 4% 오르는데 그쳤고 금(9. 6%)은 10%에 못 미쳤다.
텔레그래프 “특정 레고 세트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중고시장에서 레고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타워즈에 등장한 우주선 ‘밀레니엄 팔콘’을 본 떠 만든 ‘10179 모델’은 2007년 첫선을 보인 이후 가격이 10배 이상 뛰었다. 출시 당시 500달러였던 이 제품은 현재 이베이에서 6000달러(약 710만 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14년간 수익률이 1200%나 된다.
이 외에도 해리포터, 마블 시리즈 등 팬 층이 두터운 영화와 관련됐거나, 유명 건축물을 재현한 레고 세트 등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레고 투자이지만 무턱대고 아무 제품이나 사면 안 된다. 중고 거래 시 가격이 오를 레고 세트를 고르는데에도 팁이 있다.
중고 레고 거래 사이트인 브릭피커닷컴을 창업한 애드 매초로스키의 꿀팁을 살펴보자. 우선 특정 레고 세트에 관심이 있다면 두 세트를 사야 한다. 하나는 만들고, 하나는 포장지도 뜯지 말고 둬야 한다.
둘째, 한정판과 시즌 상품은 특별 대우를 받는다. 생산기간이 짧은 세트는 대부분 가격 상승폭이 크다. 셋째, 1999년 이후 발매된 세트에 투자해야 하며 넷째, 레고 상자와 블록, 설명서는 최고 상태로 관리해야 한다.
다섯째, 상자는 수직으로 쌓아 짓눌리지 않게 보관해야 하고 여섯째, 가치가 높은 미니 피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