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임대주택 비율 재량 축소
사업 현황 보고·시정 요청 추진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국토교통부가 4일 내놓은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은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찍고 개발이익 환수와 사업 관리·감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여당 발의안에 따르면 앞으로 민간 이윤율은 최대 10%를 넘길 수 없게 된다. 또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에 전면 도입해 민간 이익을 줄이고 공공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9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두 달 만에 나왔다. 핵심은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의 이익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도시개발법에선 민관 합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조성한 택지는 민간택지로 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앞서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SPC인 성남의뜰 지분을 '50%+1주' 보유하고 참여했다. 공공사업자가 참여해 원주민 토지를 강제 수용하고 개발사업을 진행했지만 여기에 공급된 주택은 현행법 규정상 민간주택으로 분류돼 분양가 상한제를 피했다. 이후 국정감사와 언론 취재과정에서 수차례 제도 허점이 지적됐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공공 보유 지분이 절반 이상이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고 민간 사업자의 이익률도 상한선을 둬 과도한 초과이익을 막기로 했다.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격 산정 시 일정 건축비에 택지비를 더해 분양가를 계산한 뒤 그 이하로 분양하게 하는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 중 하나다.
아울러 민간 개발이익 환수에 관해선 이익률 상한선을 법률로 정할 계획이다. 상한 기준은 현재 신도시 개발 근거로 적용하는 택지개발촉진법을 따를 전망이다. 이 법에선 민관이 택지를 개발하면 민간사업자의 이윤율은 총 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한다. 또 출자자 간 협약을 통해 민간 이윤율 상한선을 반드시 설정하고 이를 중앙정부나 시·도가 적정성을 검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국회는 정부보다 한발 앞서 민간 도시개발사업 참여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모두 법안 개정에 이견이 없는 만큼 관련 법안은 이르면 연내 합의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민관 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의 이윤율 상한을 10%로 정하는 주택법 개정안(진성준 의원안)을 내놨고, 국민의힘은 지난달 8일 도시개발사업 택지 중 공공이 출자에 참여해 설립한 법인이 조성한 토지를 공공택지로 분류하고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이헌승 의원안)을 발의했다. 9월에는 민간사업자의 이윤율을 총 사업비의 6%로 제한하는 법도 내놨다.
개발사업에 부과되는 개발 부담금도 상향한다. 개발부담금 부담률은 1990년 도입 당시 50%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계획입지는 개발이익의 20%, 개별입지는 25%를 부과하고 있다.
민관 공동 개발사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토지수용 방식도 바뀐다. 특히 공공기여도 검증 기능을 강화해 공공출자 비율과 사전 토지 확보 비율 평가를 강화한다. 민간 사업자는 공모 방식으로 선정하고 심사 방법과 지정권자 승인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해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임대주택 의무비율도 지자체 재량을 줄여 현행 10% 안팎에서 5% 내외로 변경한다.
나아가 도시개발사업 관리 권한을 지자체장 권한이 축소되지 않는 범위에서 중앙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지원도 늘린다. 지자체장이 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수립 때 국토부 장관과 협의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 100만㎡ 이상 사업에서 50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국토부 장관은 민관 공동사업 현황 보고를 지자체에 요청할 수 있고, 검사와 행정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