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보름만에 1180원대로 올라섰다. 오늘밤으로 다가온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대기하는 분위기였다.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고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네고(달러매도) 보단 결제 수요가 많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FOMC 대기모드였다고 평가했다. FOMC 결과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봤다. 금리인상에 대해 선을 긋는다면 원·달러는 하락할 수 있겠지만, 인플레 우려와 함께 강한 시그널을 준다면 글로벌 달러화 강세 분위기로 바뀔 수 있다고 봤다. 현 상황에서 상하단 레인지를 예상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봤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2원(0.61%) 상승한 118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8일(1187.6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엔 1182.3원까지 올랐다. 이 역시 전달 19일 장중 기록한 1187.1원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178.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77.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4.8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9.5/1179.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2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FOMC를 앞둔 경계감에 올랐다. 최근 한미간 증시 디커플링이 심하다.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한국 증시는 부진한 모습이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매도했고, 환율시장에서 커스터디 물량으로 유입됐다. 네고보단 결제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FOMC에서 채권 매입과 금리인상에 대한 부문은 특별히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 이에 따라 원·달러도 생각보다 많이 오를 것 같진 않다. FOMC 결과 이후인 내일 원·달러는 1177원과 1185원을 오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FOMC 대기모드였지 않나 싶다. 한번 조정 받고 반등한다면 예상했던 수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FOMC 결과 발표 이후인 내일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밤 사이 역외부터 많이 움직일 것”이라며 “FOMC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해 선을 그을 것이라는게 개인적 생각이다. 이 경우 원·달러는 좀 하락하지 않을까 싶다. 반면, 인플레 관련 멘트가 우려에 가깝고 금리인상과 관련해 구체적 이야기가 나온다면 분위기는 강달러로 돌아설 것이다. 레인지를 제시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0.11%) 하락한 113.82엔을, 유로·달러는 0.0004달러(0.03%) 상승한 1.1582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3위안(0.04%) 떨어진 6.39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7.78포인트(1.25%) 급락한 2975.71을 기록해 하룻만에 30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은 4510억15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매수하룻만에 매도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