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곳을 기재부뿐, 채권시장 예상수준이나 바이백에 바스켓종목 포함 주목
채권시장이 최근 소위 패닉장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긴급 간담회에 이어 긴급 바이백(국고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분주한 반면, 한은은 11월 통화안정증권 발행물량 축소 이후 추가 안정수단인 국고채 단순매입 카드를 아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2일 오후 기재부는 안도걸 제2차관 주재로 ‘국채시장 점검 긴급 간담회’를 갖고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발행시기와 매입대상 채권종목은 실무자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안 차관은 “재정의 경제버팀목 역할 수행, 통화정책의 순조로운 정상화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채시장의 안정적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주 3~4일(현지시간 기준) 양일간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예정이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실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최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급등세다. 글로벌 인플레 우려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다 연말을 앞둔 수급실종 등이 겹치면서 심리까지 무너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고채 3년물의 경우 9월말 대비 1일 기준 51.5bp(1bp=0.01%p) 급등한 2.108%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8월3일(2.108%) 이후 3년3개월만에 최고치로, 한은 기준금리 2.0%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가 0.75%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다섯 번의 금리인상을 반영 중인 셈이다.
반면, 한은 고위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최근 채권시장) 변동성이 예상보다 컸던 것 같다”면서도 “11월 통안증권 (발행축소를) 이야기했고, 일단 (시장) 반응도 좀 보고 있다. 남은 것은 구두개입이나 국고채 단순매입 정도지만 지금 그런 상황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시적 현상으로 변동성이 커진 것이라면 시장안정대책이나 구두개입을 통해 할 수 있는 부문들이다. 반면,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도 오르는 펀더멘털한 요인들이 시장기대에 반영되고 있다면 어느 정도는 받아드려야 하는 부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믿을 것은 기재부 뿐이라는 분위기다. 다수의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믿을 것은 기재부 뿐”이라면서도 “긴급 바이백은 예상했던 수준이다. 매입종목에 3년 국채선물 바스켓(만기 시 최종결제기준 채권) 종목이 포함된다면 안정 효과는 클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