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승마, 요트, 골프. 흔히 재벌의 취미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실제 지난해 타계한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취미는 ‘슈퍼카 수집’이었다. 2015년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그가 갖고 있던 1억 원 이상의 수입 자동차만 124대였고, 무려 26억 원이 넘는 ‘부가티 베이런(9SA15)’도 소유했다.
하지만 재벌이라고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취미만 갖는 것은 아니다. 요리, 댄스스포츠 등 의외로 소박한 취미를 갖고 있는 재벌가 사람들도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친숙한 이미지를 쌓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취미는 요리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는 ‘YJ 주방’·‘용지니어스 주방’으로 불리는 쿠킹 스튜디오가 자주 등장한다.
정 부회장은 이곳에서 자신이 직접 한 요리를 지인들과 나누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정 부회장의 요리를 맛 본 지인들은 음식 솜씨가 수준급이라고 말한다. 정 부회장에게 탕수육을 대접받은 SSG 랜더스 투수 박종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또 먹고 싶다. 31년 동안 먹은 탕수육은 다 가짜였어”라고 쓰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송인 노홍철도 이 쿠킹 스튜디오에 방문했다. 27일 노홍철이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한 사진에서는 정 부회장은 직접 웍(중국식 철 냄비) 앞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야구도 좋아한다고 한다. 얼마나 야구를 좋아했던지 엄청난 ‘플렉스(돈자랑)’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도 했다. 올해 초 프로야구팀인 SK와이번스를 인수해 SSG랜더스라는 팀의 구단주가 된 것이다. 그는 인수 후 직접 경기장을 찾거나 선수들과 만남을 갖는 등 ‘야구 성덕(성공한 덕후)’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고교 시절 꿈이 사진기자였다고 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은 이루지 못한 어렸을 적 꿈에 대한 아쉬움을 취미로 풀고 있다.박 회장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려 공유하고 있다. 수준급의 사진 실력을 자랑한다.
박 회장은 자신의 취미를 살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시절 ‘대한민국 기업 사진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재계 SNS 1세대로 꼽히는 박 회장은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것도 즐긴다. 오죽하면 ‘재계 SNS 소통의 선구자’, ‘SNS 조상신’ 등으로 불릴 정도다. 인스타그램을 사진을 올리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페이스북은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 산업, 정치, 사회 분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면서 날카로운 시선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녀인 함연지도 재벌가 인물로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다. 바로 ‘유튜브’다. ‘햄연지’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그는 영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몇몇 영상에는 함영준 회장이 직접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햄연지 채널의 구독자 수는 28일 기준으로 44만7천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장녀 구나윤도 언론을 통해 취미로 댄스스포츠를 즐긴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채원컨설팅의 대표로 근무하면서도 일주일에 2~3회 레슨을 받아온 그는 지난 2013년 댄스스포츠 국제 대회인 ‘2013 코리아 오픈-아시안 오픈 인터내셔널 댄스스포츠 챔피언십’의 국내 개최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은 ‘시가(Cigar)’를 즐긴다고 한다. 그는 종종 자신의 SNS에 시가를 피고 있는 모습을 올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시가 판매점을 직접 방문한 사진과 함께 “성지순례. I love Cigars”라는 글을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