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 대출에 영끌족 ‘불안시대’ 다가온다”
2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세 매물은 6만223건으로 한 달 전(5만370건)보다 19.56% 늘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전세 수요가 줄고, 전셋값 급등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매 갈아타기에 나서면서 전세 매물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세 매물이 늘었지만 전셋값은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1% 올라 지난주(0.22%)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8월 첫째 주(-0.01%) 이후 2년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셋값이 매매값에 근접하거나 웃도는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박석고개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면적 59㎡형은 올해 2월 최고가인 6억2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으나 이달 2일에는 4억 원 오른 6억5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2월 최저 매매값(6억4000만 원)과 비교하면 현재 전셋값이 1000만 원 더 비싸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외곽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 전용 101㎡형은 올해 7월 8억3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4월 동일 면적 매매값(8억3000만 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2년 전과 비교하면 매매값이 오히려 더 낮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자금 조달에 허덕이는 세입자들의 불안 심리도 확산하고 있다. 내년에도 전세대출은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서 제외되지만 전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는 다시 포함된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미리미리 나눠 갚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라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결국 은행별로 전세대출을 내줄 때 더욱 깐깐해질 수밖에 없다”며 “규제에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자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30대의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