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필리핀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26일 최종 타결됐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대(對) 필리핀 전체 수출 품목 중 관세철폐를 받는 품목이 96.5%로 확대된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관세가 단기 철폐되는 등 우리 기업 주요 품목의 수출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라몬 로페즈 필리핀 통상사업부 장관은 이날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번 FTA 타결로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 이어 아세안 국가와는 5번째 양자 FTA를 구축했다.
FTA 타결에 따라 우리나라는 전체 품목 중 94.8%, 필리핀은 96.5%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그동안 한·아세안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필리핀은 전체 한국산 품목의 89.2%(수입액의 92.7%)에 대해 관세를 철폐했다. 필리핀이 전체 품목의 7.3%포인트(P), 수입액의 4.9%P를 추가 개방하는 것이다.
특히 기존 한·아세안 FTA와 RCEP에서 미개방됐던 자동차(관세율 5%)와 자동차부품(3~30%) 관세에 대해 단기 철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대필리핀 주요 수출품인 화물차·승용차 관세의 즉시 철폐뿐 아니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5년 관세도 철폐해 우리나라로선 주요 자동차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플라스틱 제품(5%), 문구류(5%), 가공식품(5~15%) 15년 관세 철폐 등 중소기업 생산품목 수출 확대 기반도 마련했다.
반면 농수임산물의 경우 대부분 기존의 한·아세안 FTA 범위 내에서 허용해 현재 개방 수준을 유지했다.
필리핀이 우리 측에 개방을 요구해 온 바나나 시장과 관련해선 바나나 수입이 급증하지 않도록 농산물 세이프가드 조치를 마련해 최근 수입량을 기준으로 FTA 발효 첫해부터 10년간 수입이 연도별 기준 물량을 초과하면 최대 30%의 관세를 재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FTA 체결로 우리나라의 신남방 FTA 네트워크가 더욱 확대되는 동시에 양국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 체제의 RCEP과 상호 보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