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급휘발유 시장이 계속 커지자 정유사들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월 기준 무연 고급휘발유 판매량은 약 21만 배럴로 역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급휘발유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를 보면 판매량은 1월 14만7000배럴 이후 계속 상승하다 6월 20만6000배럴에서 7월 20만1000배럴로 다소 주춤한 뒤 8월 다시 증가했다.
이처럼 고급휘발유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수입차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체 휘발유 제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8월 2.81%도 역대 최고치다. 이 비율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2%를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급 휘발유란 엔진 출력 저하와 이상 연소 현상을 막는 '옥탄가'가 94 이상인 제품이다. 보통 휘발유보다 리터 당 100~200원 비싼 편이다.
고급휘발유는 보통 수입차에 쓰인다. 특히, 유럽 자동차 제조사에서 만드는 고급 차량의 경우 엔진 출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고급 휘발유를 주유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커지는 고급휘발유 시장을 겨냥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SK에너지는 21일 청정성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고급휘발유 제품을 출시했다. 브랜드 이름은 기존 ‘솔룩스(Solux)에 ‘플러스(Plus+)'를 더한 ‘솔룩스 플러스(Solux plus+)'로 바꿨다.
회사 관계자는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차량 보호에 관심이 많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기존 제품 대비 두 배 이상 ‘청정’ 기능이 강화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색 마케팅도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편의점 CU,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등과 협력해 만든 ‘고급IPA 카젠맥주’를 출시했다. 고급휘발유 브랜드 '카젠(Kazen)'을 콘셉트로 만든 제품으로 전국 CU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이 고급휘발유 구매를 늘리고 있어 이들이 선호하는 수제 맥주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정유 4사의 고급휘발유 점유율은 GS칼텍스가 43.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현대오일뱅크 21.4%, SK에너지 20.3%, 에쓰오일(S-OIL) 14.5% 등 순이다.
작년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인수한 현대오일뱅크는 고급 휘발유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10%대에서 20%까지 높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일반 석유제품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유사들이 고급 휘발유 시장에서 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