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펜트하우스엔 있고, 오징어게임엔 없는 것

입력 2021-10-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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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라마 시장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오징어게임, D.P., 마이네임 등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드라마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메가 히트를 쳤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에게 상복은 없다. OTT 드라마가 수상할 수 있는 국내 시상식이 드물기 때문이다.

(뉴시스)
(뉴시스)

‘방송’ 중심의 시상식 환경... OTT는 왕따

국내 시상식 환경은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 등 방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방송협회가 주관하는 한국방송대상은 지역 방송국을 포함한 방송사 드라마 중 수상작을 선정하는 지상파 통합 시상식이다.

한국PD연합회가 선정하는 한국PD대상 역시 지역 방송사를 포함한 방송사의 드라마가 수상 대상이다. 코리아드라마어워즈의 경우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케이블을 종합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에서 연말에 열리는 연기대상은 자사에서 1년간 방영한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에게 시상한다. 드라마 산업이 OTT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지만, 많은 시상식에서 OTT 드라마는 수상 대상이 아니다.

OTT를 끌어안으려는 움직임은 있다.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방송대상은 OTT 활성화를 반영해 ‘웹·앱 콘텐츠’ 부문을 신설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인 ‘며느라기’가 이 부문의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중문화 관련 가장 큰 시상식 중 하나인 백상예술대상도 OTT에 문을 열었다. 백상예술대상의 TV부문은 지상파, 종편, 케이블, OTT를 모두 종합해 시상한다. 올해 5월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는 배우 박주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으로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누가 상 주지?” OTT의 애매한 법적 지위

OTT 드라마가 경쟁하는 시상식이 적은 데에는 애매한 법적 지위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OTT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콘텐츠 제공자 역할을 하지만, 법적 지위는 방송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OTT의 법적 지위를 전기통신사업법 내의 특수 부가통신사업자로 지정했다. 덕분에 신고제로 운영되는 등 방송법에 비해 적은 규제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해왔으나 구체적인 관할 부처가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과기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제각기 OTT 법제화에 나섰다. 과기부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OTT에 새로운 법적 지위를 부여하려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산하 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OTT 컨텐츠를 포함해 지원·관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과 OTT를 포괄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각 부처의 제각각인 규제가 OTT에 대한 중복규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아직 불안정한 OTT의 법적 지위로 인해 정부 주관의 시상식에서 OTT 드라마들의 수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누가 나서서 상을 줄지 주체가 애매하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대상 등이 있으나 OTT는 그 범주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민간 주최 시상식에서 OTT를 포함하겠다고 하면 (수상)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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