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ㆍ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이번 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2009년부터 대장동 사업을 주도해온 남욱 변호사의 검찰 조사도 예정된 만큼 대장동 의혹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20일께 유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이후 주요 사건 관련자를 재판에 넘기는 첫 사례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하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근무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 민간사업자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토목건설 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긴 후에도 추가로 드러나는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지인 A 씨의 집에 숨겼던 예전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해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 김 씨와 함께 대장동 사업 핵심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는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남 변호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민·관 합동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인 2009년부터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초기 멤버 중 한 명이다. 대장동 개발에는 8721만 원을 투자해 1007억 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았다.
남 변호사는 2015년 로비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사업 주도권을 김 씨에게 빼앗겼던 만큼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했던 검찰이 확보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의 신빙성과 관련해 중요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350억 로비 비용'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고 화천대유에 유 전 본부장 지분이 있다고 들었다고 언급하는 등 녹취록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법원이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궁지에 몰린 검찰은 유 전 본부장 기소와 남 변호사 소환조사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위해 자금 흐름 조사에 나서는 등 보강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와 남 변호사의 금전 거래에 관해서도 확인할 것으로 예측된다. 검찰은 7일 남 변호사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다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를 통해 남 변호사가 김 씨로부터 수표 4억 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힌 회계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