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규모 지난해(1231명) '2배' 웃돌아
롯데쇼핑 임직원 수 1년새 2500명가량 줄어
백화점ㆍ아울렛 출점으로 현대百 임직원 수 소폭 늘어
오프라인 유통업계 인력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 2년차'를 맞이한 업계가 인건비 절감으로 경영 환경 악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감원 칼바람은 유통 '빅3'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빅3인 롯데쇼핑,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에서 더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3사 임직원 수는 총 5만2436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5만5479명)에 비해 3043명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선 구조조정 규모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3사의 올해 상반기 감원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1231명)의 2배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감원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1년 사이 임직원 수가 2만4228명에서 2만1752명으로 2476명 줄었다.
사업 부문으로 보면 할인점과 롯데슈퍼, 이커머스 등이 포함된 기타사업부문 인력 감소가 두드러졌다.
할인점 임직원 수는 지난해 상반기 1만2767명에서 올해 상반기 1만1900명으로 867명 줄었다. 이 중에서 여성 인력 감소분이 665명으로 약 76%를 차지했다. 기타사업부문 임직원 수 역시 6634명에서 5124명으로 1510명이나 줄었다.
이는 롯데마트, 롯데슈퍼 점포 정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초 비효율 점포 정리를 선언하고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점포 정리 작업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이 42년 만의 희망퇴직 작업에 나섰기에 연말까지로 보면 롯데쇼핑의 감원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소폭이지만 감원이 포착됐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만5557명이었던 임직원이 올해 상반기 2만4963명으로 594명 줄었다. 이마트는 "퇴직 등으로 인한 자연감소"라고 설명한다. 신세계의 임직원 수 역시 지난해 2755명에서 올해 2694명으로 소폭 줄었다.
'빅3' 중에선 현대백화점만 임직원수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현대백화점 임직원 수는 3027명으로 지난해(2939명)에 비해 88명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올해 신규 출점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프리미엄아울렛 2개(대전, 스페이스원)을, 올해 초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오픈했다.
이외에 롯데마트ㆍ이마트와 함께 대형마트 업계 한 축을 담당하는 홈플러스 역시 인력이 줄고 있다. 이날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 임직원수는 이달 기준 2만871명이다. 이는 지난해 10월(2만1158명)과 비교하면 287명 줄어든 수치다.
다만 홈플러스는 감소에 대해 "구조조정이 아닌 정년 퇴직으로 인한 것"이라며 "오히려 최근 충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이달중 초대졸 공채 등을 통해 점포 인력 250여 명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충원이 완료되면 올해 점포 인력만 1000명 이상 충원하게 된다고 홈플러스는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 성장 등 경영 환경 악화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향후 점포 확장에 신중히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감원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인력을 충원하려면 신규 출점이 필수인데, 내년부터는 대형 점포 출점이 예정된 곳이 없어서 채용이 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비효율 점포 폐점에 따른 감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