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이 성사되면 미국은 중국의 국가 주도 비시장적인 무역관행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대중 무역정책을 재조정하는 의제를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1단계 합의에 따른 중국의 이행 상황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농업을 포함한 미국의 특정 산업에 이익이 되는 중국의 약속에 대한 이행 성과를 평가하는 작업이다. 다음은 1단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예를 들어 국영기업을 지원하고, 시장접근을 제한하며, 경쟁을 왜곡하는 비시장 정책과 관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섹션 301조 관세를 포함해 양국이 주고받은 관세 부과의 효과를 평가하고, 기존 관세율을 조정하는 프로세스를 시작할 것이다. 만약 미국이 기대하는 결과를 중국이 내놓지 못한다면,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1월 채택한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부터 2년간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 추가로 수입하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자제하기로 약속하였다. 하지만 중국은 작년과 올해 약속한 수입량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약속한 수입량의 40% 이상을 채우지 못했고, 올해도 30% 이상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현재까지 약속한 수입량의 약 62%만을 채운 상태이다. 그리고 중국은 여전히 미국산 수입품의 58.3%에 대해 관세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된 제품의 66.4%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양국의 무역에 예외적인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합의 이행에 부합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입장은 단호해 보인다. 지난 행정부에서 부과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합의한 무역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미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대중 관계에서 상호간 존중과 책임 있는 행동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수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간에는 중국의 성장과 번영이 시장 기반 자유민주주의 경제의 기업과 노동자의 희생을 대가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국의 대중 전략은 이러한 불공정을 해결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중국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이미 관련 당국에서 중국의 보조금 문제에 대한 조사와 함께, 추가적인 관세 부과와 다른 징벌적 조치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지난 9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 억류된 화웨이 임원 멍완저우의 석방과 중국에서 간첩 혐의를 받던 캐나다인 2명과 미국인 2명의 석방이 양국 간 긴장을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은 양측이 어떤 형태의 협력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바이든과 시진핑이 미·중 관계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당면한 위험을 낮추며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에서 어느 한쪽이 극적이거나 일방적인 양보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국 관계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현재 상태에서는 작은 조치나 양보조차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