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서 특성화고 3학년 홍정운 군이 현장실습 중 사망한 사건은 교육 당국의 점검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전남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장실습 기업선정 기준’을 공개하며 “이번 사고는 학교와 교육청의 현장실습 기업에 점검 부실이 원인이다. 사고를 당한 학생은 제대로 된 안전점검도 안전조치도 받지 못했다”면서 “전형적인 인재에 의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작성된 이 기준에는 사고가 난 업체는 현장실습 기업으로 선정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돼 있다. 구체적으로 청소년을 고용할 수 없는 작업이 명시돼 있는데 ‘잠수’가 포함돼 있지만 점검결과에는 ‘적절’ 하다고 체크됐다.
강 의원은 “직업계고 현장실습이 ‘학습중심 현장실습’이라는 명칭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실습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학생들이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지는 않은지 교육과정과 직무능력에 맞춘 실습을 하고 있는지 일제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근로기준법 65조(미성년자 위험 사업 사용 금지) 등 관련법 위반이 의심된다"며 법 위반 여부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사고 발생 선착장은 정박 중 수리 또는 따개비 제거 작업을 금지하고 있다"며 "사고 재발 예방을 위해서라도 홍 군 사고에 대한 산업 안전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감 시작에 앞서 조해진 교육위원장은 "안타까운 일이다.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푸른 꿈이 허무하게 허망하게 쓰러져 가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다지는 의미에서 국감 시작 전 함께 애도의 마음으로 묵념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교육위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홍 군을 추모했다.
교육위 국감장에 자리한 장석웅 전남교육감 "송구한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재발 방지책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군은 6일 오전 여수 한 선착장에서 요트 바닥에 붙어있는 해조류·패류 제거 작업 중 바다에 빠져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