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 시장 진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험사들은 디지털화를 무기로 신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사업영역 안에서는 건강보장 확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과 김유미 연구원은 보험회사 CEO 39명을 대상으로 현재 보험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미래 전략, 정책적 요구 등을 조사한 ‘2021년 보험회사 CEO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먼저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 시 시장지배력 남용과 데이터 및 기술 독점 문제를 우려했다. 과도한 경쟁,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등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다만 향후 3년 내 빅테크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보험시장의 일부 영역 진출에 그치거나 기존 보험사들과 공존하는 수준으로 전망했다.
대다수 CEO들이 내년까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 전환 △판매채널 경쟁력 확보 △IFRS17 및 K-ICS 선제적 대응 △신상품 개발 등이다. 2023년 시행 예정인 국제회계제도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K-ICS에 대한 준비 수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잘 준비되고 있다는 평가가 77%로 조사됐다.
보험사 CEO들은 코로나19의 영향이 2022년에서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경기가 정상화된 이후 성장성 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며, 점진적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종식 시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1~2년 안에 단기 종식을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컸던 생명보험 CEO를 중심으로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시중금리에 대해서 보험회사 CEO들은 대부분 소폭의 상승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수익성은 대부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산업의 소비자 신뢰제고 노력에 대해서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다소 미흡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각 항목 중 환경에 대한 관심은 손해보험 CEO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까지 보험산업의 소비자 신뢰제고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MZ세대의 부상이 향후 2~3년 내 보험산업에 미칠 영향의 정도에 대해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는 장기생존 전략과 함께 다양한 현안이슈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 성장기반 조성과 현안이슈 대응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은 2021년 7월 12일부터 7월 27일까지 16일간 진행됐으며, 총 42명의 CEO 중 39명(생명보험 23명, 손해보험 16명)이 응답했고 응답률은 9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