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동 일대의 주택 평당 분양가는 250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 시작 전에 산출한 분양가는 평당 1000만 원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모델보다 무려 두 배 이상의 분양가가 산정된 것이다.
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1월 산출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설립될 85㎡ 초과 아파트의 평당(3.3㎡) 분양가는 968만 원(㎡당 293만3870원)이었다. 85㎡ 이하 아파트의 경우는 941만 원(㎡당 285만1722원)이었다.
초기 분양가는 국민임대,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을 포함해 전부 평당 1000만 원을 넘지 않았다. 상업시설용지 분양가가 평당 1500만 원을 넘는 것이 유일했다. 해당 분양가는 당시(2015년 1월) 기준으로 최근 건립된 도시개발사업의 조성원가대비 비율을 적용해 산정됐다.
분양가 기준으로 분양수입의 총액은 약 1조2616억 원이었다. 세부적으로 △국민임대 약 1222억 원 △아파트 85㎡ 초과 약 2869억 원 △아파트 85㎡ 이하 약 4528억 원 △연립주택 약 1536억 원 △단독주택 약 575억 원 △준주거 약 386억 원 △상업시설용지 약 421억 원 등의 분양수입을 예측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은 학교나 주차장 등 공공시설을 통한 분양수입도 상세히 기록했다.
전체 투자비 1조1333억 원에서 1000억 원이 조금 넘는 이익을 거두는 것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원래 계획이었다. ‘막대한 이익을 얻지 않겠다’는 사업 목적과도 부합한다. 실제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추산한 경상이익(영업이익+영업 외 수익·영업 외 비용)은 1283억 원이었다.
이 분양가 기준은 원주민의 토지보상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계획한 토지보상비(이설비, 제세공과금 등 제외)는 7342억 원이다. 총사업비(약 1조 원)의 70% 수준이다. 대장동 일대로만 한정하면 5061억 원이다. 대장동의 주거지역으로 분류된 가처분면적은 약 50만㎡인데, 약 1㎡당 100만 원의 토지보상비를 산정한 셈이다.
대장동 원주민들이 평당 3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일대의 한 원주민은 1일 이투데이 기자와 만나서 “당시 토지는 평당 500~700만 원 선에서 움직였지만, 실제로 매입된 것은 250만 원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일부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토지보상비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본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애초부터 많은 수익을 걷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었다.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책정한 토지보상비도 이와 유사하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이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대장동·제1공단 도시개발사업에 소요된 보상비는 6184억6200만 원으로 결정됐다. 초기에 설정한 예상치인 5061억 원에서 2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문제는 실제 분양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대장동 일대의 평균 분양가는 2500만 원 선에서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보상비는 기존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에 불과하지만, 분양가는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부동산 가격 변동을 고려해도 토지보상비 대비 분양가 상승률이 높다. 화천대유 등이 막대한 배당금을 챙길 수 있었던 이유다. 한편 분양 이익과 관련해서 개발 주체인 ‘성남의뜰’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