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대 40조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동 포스코 사장(철강부문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수소환원제철포럼(HyIS 2021)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이 끝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지 않고 변동성이 있지만,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설비를 전환할 경우 대략 이 정도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그린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기존 고로(용광로) 공법과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개발해 2050년까지 수소 5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포스코가 추산한 수소환원제철 관련 비용은 2050년까지 신규 투자비 20조∼30조 원, 기존 설비의 전환 비용 5조∼10조 원이다. 김 사장은 “철강산업을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 것은 철강뿐 아니라 전·후 공정을 포함한 모든 제조업 생태계를 전환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날 행사에서 구체적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로드맵도 밝혔다.
김 사장은 “국책과제로서 정부와 함께 100만 톤 규모의 실용 데모 플랜트를 2023년부터 검토하고 2026∼2027년에는 실제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시기 데모 플랜트 가동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양대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2030년에는 누가 상용 규모로 더 빨리 발전하는지, 어떤 기술이 더 효율적인지를 비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수소환원제출 분야에서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포스코는 ‘파이넥스’라는 이산화탄소 절감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지 않고, 유동환원로와 응용로라는 설비를 통해 쇳물을 생산한다.
환원제로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사용한다. 포럼에서 공개할 예정인 하이렉스 기술은 더 나아가 수소를 100% 사용한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사용했던 고로 프로세스는 300년에 걸쳐 많은 기업이 서로 경쟁하면서 구축된 프로세스”라며 “우리만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서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 세계 철강사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덕락 포스코기술연구소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철강업계가 협력해서 역할을 분담해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포스코가 파이넥스 기술을 오래전부터 개발해 써왔다. 관련 기술을 플랫폼으로 내놓고 추가 개발은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철강사 및 전후 산업과의 글로벌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포스코는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수소환원제철포럼 2021(HyIS 2021)’를 개최한다. 포럼에는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등 10개 철강사, 유럽철강협회, 중국철강협회 등 3개 철강협회를 포함해 총 29개 기관이 참여한다.
포럼은 6~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리며, 마지막 날인 8일에는 포항제철소 투어 일정이 진행된다. 이번 포럼에서 포스코는 전 세계 철강사를 한데 모아 수소환원제철 개발 동향과 저탄소 정책, 기술개발 협업에 대해 논의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철강협회 회원사와 긴밀한 협력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공동개발 프로젝트와 포럼의 정례를 지속해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