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쉰' 30대 인구 사상 최대…취업자도 나 홀로 감소세

입력 2021-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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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쉬었음 인구, 은퇴연령보다도 증가세↑…제조업·도소매업 취업자 감소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구인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구인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영향에도 8월 취업자 수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근로를 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는 올해 3월에 이어 또다시 24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8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30대 취업자 수 역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줄어들며 1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경제의 허리 격인 30대에 유독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0일 이투데이가 국가통계포털(KOSIS)과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30대 인구는 31만8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병원 치료나 육아, 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데 실업 상태로 전락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쉬었음 인구는 30대와 60대에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외의 연령대에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18개월째 증가세다. 60대 쉬었음 인구는 2017년 1월부터 56개월 연속 늘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통상 정년퇴직, 은퇴 등으로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많다. 60세 이상 쉬었음 인구가 증가하는 주된 이유는 고령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퇴 후 휴식을 취하며 노후를 대비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반면, 30대 쉬었음 인구의 증가세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구직 의사를 잃은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동월대비 6.3% 늘어나면서 60세 이상(2.5%)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고용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해야 할 30대가 은퇴 연령층보다도 빠른 속도로 구직 무기력증에 빠지고 있다는 뜻이다.

8월 기준 30대 취업자 수도 전년동월대비 12만2000명 감소했다. 30대 취업자의 감소세도 쉬었음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18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모든 연령을 통틀어 취업자가 감소한 연령대는 30대뿐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30대 취업자 수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 감소"라며 "30대 취업비중이 높은 도·소매업종의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고, 제조업에서도 60세 이상이나 청년층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제조업에 종사하는 30대 취업자는 102만 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전체 취업자 수도 7만6000명(-1.7%) 줄었지만, 전체 제조업 취업자 대비 30대 취업자의 비중은 지난해 8월 24.9%에서 지난달 23.8%로 1.1%포인트(P) 적어졌다.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세가 유독 30대에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30대 취업자도 지난달 73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 줄었다. 도소매업 전체 취업자도 코로나 4차 확산에 따른 강한 거리두기의 여파로 같은 기간 11만3000명(-3.3%) 줄었지만, 전체 취업자 대비 30대 취업자의 비중은 21.9%로 지난해 같은 달(21.2%)보다 0.7%P 떨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등 일반적인 기업의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인해 업무나 상황에 따라 고용 조건을 변화시키기 어려워 타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이 60세 이상의 고령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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