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초등학교에서는 채식 선택 급식이 운영되었다. 10% 수준의 참여 속에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식이요법을 필요로 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건강한 식습관, 기후위기 대응 등의 취지로 추진된 시범사업에 식생활 교육, 학생과 학부모들의 식단 참여도 이루어졌다. 전국의 대학들에서도 학생식당에 채식 식단을 제공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축은 인간이 농사를 짓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1만여 년 전부터 제의에 희생물로 기르다 농사에 가축의 힘을 보태고 그 부산물로 두엄을 만들어 토양에 유기비료를 더하는 데 활용되었다. 농업에 축산이 포함되는 이유도 오랫동안 논·밭농사와 가축 사육이 순환관계를 이루며 생산력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2차대전 이후 폭탄 제조에 쓰인 암모니아 합성공정으로 화학비료를 대거 생산하고 투입하여 곡물 생산의 획기적인 증가를 이룬 이후 잉여 곡물을 원조물자화하거나 가축에게 먹이면서 축산은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상업용 공장식 축산이 이루어지며 육류 소비가 늘고, 곡물 사료로 마블링이 생기고, 분뇨는 미처 다 흙으로 순환되지 못하고 폐기물이 되었다. 국내에서도 고기와 부산물을 먹기 위한 상업적인 축산은 1960년대 경제성장을 하면서부터이다.
1970년대를 거치며 전 세계에서 사육하는 소는 10억 마리를 넘었고, 최근에는 13억~15억 마리를 헤아린다. 인도 등을 제외하면 육류·가공품을 먹기 위해 사육되는 소만 10억 마리에 이르고, 비슷한 수의 돼지와 양, 200억 마리의 닭 등 가축들이 먹는 사료의 양은 전 세계 곡물 소비의 40%에 이른다. 바이오 에너지로 활용되는 양까지 제하면 78억 인구가 먹는 양보다 더 많은 곡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육류소비량은 1980년 11.3㎏에서 2018년에는 53.9㎏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식용육류 공급량은 연평균 5% 증가해 2018년에는 1인당 68㎏에 이른다. 곡물과 쌀 소비는 꾸준히 줄어들어 1인당 쌀 소비량은 2019년 60㎏ 아래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일반 가구에서 1인당 57.7㎏으로 줄었다. 고기가 주식이라 해도 될 수준이다.
소고기가 든 햄버거 하나를 먹으면 한 사람이 두 달 동안 쉬지 않고 목욕하는 물을 쓰는 것과 같으며 육가공, 유제품 생산에 쓰이는 물은 지구상 깨끗한 물의 3분의 1에 달한다. 지구 표면 45%를 가축이 차지하고 있으며 사막화 된 토지 3분의 1이 가축에 의해 초래된다는 다큐멘터리 보고도 있다.
소고기 1㎏ 생산에 10㎏가량의 사료곡물이 투입되는데, 국내 음식료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곡물 가운데 70% 이상은 사료로 활용되고, 국내 배합사료의 95%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세계 곡물 가격 상승 동향에 따라 2008년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이 주도하는 물가 상승)의 재현을 경계하고 있다.
소를 대표로 하는 축산에서는 장내발효(트림과 방귀)와 분뇨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지수가 20배나 높은 메탄이 발생하여, 국내 보고에서도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 배출량의 16.5%에 달하며, 특히 육류제품과 관련된 부분의 비중은 61%가 넘는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모든 교통수단에서 비롯되는 양이 13% 수준인 것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육식에서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지금과 같은 방식, 수준으로 육식이 증가하고 이어가는 것은 지속 불가능하다. 지구 역사상 가장 많은 인구와 가장 많은 가축들이 살고 있다. 지금 우리는 육식의 정점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