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실탄 챙기자" 신세계ㆍ롯데, 부동산 활용법 '고심'

입력 2021-09-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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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제값 이상' 받아낼 수 있는 시점
각종 M&A 성사 또는 준비 과정에서 투자 자금도 필요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부동산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양사의 고심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부동산 호황이 계속되면서 가치 평가 측면에서 유리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유동화했을 때 제값 이상을 받아낼 수 있는 타이밍이란 것이다. 예컨대 이마트가 매각을 검토 중인 성수점 토지와 건물 장부가액의 합계는 6월 30일 기준 946억 원이지만, 관련 업계에선 매각가격이 8000억~1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 건물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 성수동 본사 건물 (사진제공=이마트)

마침 자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자금이 필요하다. 이베이 인수전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한샘을 비롯한 여러 M&A(인수합병) 작업에서자주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롯데도 실탄이 필요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은 리츠(REITs)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이나 지분(Equity)에 투자,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을 뜻한다.

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신세계그룹은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리츠AMC(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선 신세계와 이지스가 각각 49%, 51%씩 출자해 합작 법인을 세우는 구체적인 방안이 거론된다.

합작 법인이 설립될 경우 전국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장, 스타필드, 호텔 등은 물론이고 신세계가 임차 중인 부동산 자산까지도 투자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최근 수년간 이마트는 자사 점포와 마곡 부지 등을 처분하며 자산 유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신세계로서는 계속된 투자로 현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는 입장에도 불구 시장에서는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에 필요한 금액이 3조4404억 원이다. 향후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플랫폼 통합 작업에도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다. 올해 신세계그룹이 W컨셉, SSG랜더스 인수에 이어 스타벅스 지분 인수 등에 쓴 금액을 합하면 4조5000억 원에 달한다. 상반기 기준 이마트와 신세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각각 8941억 원, 4671억 원이다.

2019년 롯데리츠를 상장한 롯데그룹도 부동산 자산 처분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쇼핑이 50% 지분을 가진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등의 점포를 자산으로 운용하는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다.

(사진제공=롯데물산)
(사진제공=롯데물산)

그룹 사업의 중심인 롯데쇼핑은 롯데리츠와 롯데물산 등 계열사를 통해 부동산 정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중동점을 비롯한 5개 점포와 물류센터 토지 등 1곳을 롯데리츠에 양도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올해 4월엔 롯데월드타워몰(롯데월드타워ㆍ롯데월드몰) 지분을 롯데물산에 넘긴 바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무산된 대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꾸준히 모색중인 만큼 롯데그룹의 현금 확보 작업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최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강조하며 2030년까지 수소 사업에 4조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사모펀드 IMM PE와 가구업계 1위 한샘 인수전에도 참가했다. 또한 롯데는 카카오, CJ 등과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후보로도 꼽힌다.

이에 발맞춰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기준 1조 9132억 원 수준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를 반년 만에 3조17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유한 부동산으로 사업을 해오던 기존 업태가 IT 중심으로 개편되는 상황이 최근 자산유동화 원인이라고 본다"면서 "또 이와는 별개로 최근 부동산 가치가 크게 올라 향후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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