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까지 올릴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통화정책 정상화와 자산 시장 영향-가계부채 리스크와 대책을 포함해’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진단했다.
신 센터장은 “현재 거시경제 여건과 전망 등을 기초로 해 내년 상반기까지 팬데믹 발생 이전의 기준금리 수준까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압력과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전의 기준금리는 연 1.25%였다.
신 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주택 가격은 빠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추가 상승 기대도 여전하다”며 “서울과 수도권 주택 가격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상승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 5년간 주요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을 보면 2014년을 100으로 했을 때 서울 78, 뉴질랜드 48, 노르웨이 41, 홍콩 38 등이다.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신규 주식 투자자 유입이 급증하고 신용 잔고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센터장은 “우리나라 주가 수준은 최근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주가수익률(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으로 평가해볼 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주요국의 테이퍼링 등 통화 정책이 정상화되면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신 센터장은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가계부채의 GDP 대비 규모, 증가 속도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며 “부채의 질이 빠르게 악화되고 주식 가격과 가계부채 간 인과관계가 높다”고 분석했다. 저신용대출, 비은행 신용대출, 변동금리 대출, 취약 업종 차주 대출 등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신 센터장은 “가계 부실과 자산 가격 리스크가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통화정책(한국은행)과 거시 건전성 정책(금융당국), 부동산 정책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의 패널로 참석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층 대출이 왜 이렇게 됐는가는 총량 증가가 아니라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할 일은 변동금리를 가지고 있는 청년층이 안정적인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현실에 맞는 정책, 거시정책 조합과 같은 정책이 중요하다”며 “투기적인 건지 아닌지 대출 심사를 세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