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그나칩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미 재무부가 27일 서한을 통해 “중국계 사모펀드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무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다음 단계를 평가 중”이라고 덧붙였다.
매그나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은 내달 중순 내려질 예정이다. 앞서 매그나칩은 이달 초 SEC 공시에서 “CFIUS는 합병 검토가 늦어도 9월 13일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은 3월 14억 달러(약 1조6200억 원)에 매그나칩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미국과 한국, 중국 등 관련 국가 규제 당국이 심사를 진행해왔다.
디스플레이와 파워반도체 전문기업인 매그나칩은 생산과 연구 시설을 한국에 두고 있다. 과거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분사됐고 미국 씨티그룹 벤처캐피털이 인수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도 상장돼 있다.
앞서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6월 와이즈로드캐피털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보류하라고 명령했다. 매그나칩은 거의 모든 자산이 한국에 있지만, 미국 정부는 주요 주주가 미국계 펀드이고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매각 건을 심사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제동을 두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났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중국도 이 사안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 전문매체 차이징 등 중국 언론매체들은 미 재무부의 이번 입장 표명을 긴급 타전했다. 중국 반독점 당국은 이미 지난 6월 21일 이번 거래를 승인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대란이 전 세계 화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했다. 자동차, 전자제품을 비롯한 여러 산업 생산에 차질이 이어졌다. 미국은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고 있다. 미 상원을 통과한 ‘미 혁신경쟁법(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은 기술연구 지원을 위한 1900억 달러 투입을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