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실생활에 밀접한 경제현안이 없고 기업 및 기업인의 역할, 경제체제 등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양준모 연세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내용 및 집필기준 평가' 보고서를 통해 현행 고교 경제 교과서를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대입 수능에서 경제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현저하게 적어서 청소년들이 체계적인 경제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그 때문에 청년층에 대한 경제교육의 성과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경제를 선택한 응시자는 5076명으로 사회탐구 영역 응시자(21만 8154명)의 2.3%, 전체 수능 응시자(42만 1034명)의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자 중 경제를 공부한 학생이 극히 소수이고, 대학에서 경제 관련 학과를 전공한 학생을 제외하면 청년층 대부분이 체계적 경제 공부를 한 적이 없는 셈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 실린 금융 분야에 관해 설명이 추상적이고 실제 생활에 도움을 주는 개념 설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각 금융상품이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고, 부채관리도 실생활에서 응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LTV(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내용이 빠져있고, 사회보험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재무계획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부분의 경제 교과서가 시장경제 체제가 왜 필수적인 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개인의 선호, 분업의 의미, 시장의 필수성, 개인의 창의와 경제발전 등이 시장경제의 핵심요소이고, 계획경제는 자원 배분에서 가격 메커니즘이 아니라 정부 명령이 작동하는 체제라는 점을 교과서에서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대학을 졸업한 미국 대학생들의 창업과 도전의식이 없었으면 현재의 미국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나라도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 기업인들이 쌓아온 성공과 실패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층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