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 공항 인근서 IS 자살폭탄 공격에 미군 포함 최소 72명 사망

입력 2021-08-2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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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12명 사망·15명 부상…아프간인 60명 사망·140명 부상
공항 게이트 인근·배런호텔 등서 총 2차례 폭발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병원에 26일(현지시간) 국제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자살폭탄 테러로 인한 부상자들이 누워있다. 카불/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병원에 26일(현지시간) 국제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자살폭탄 테러로 인한 부상자들이 누워있다. 카불/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일어난 최악의 테러로 혼란은 더 극에 달하게 됐다.

카불 공항 주변에서 최소 2차례의 폭발이 일어나 미군 12명을 포함해 최소 72명이 사망했다고 26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인 케니스 맥켄지 중장은 “12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1년 이후 아프간 주둔 미군이 가장 많이 사망한 날이라고 전했다. 아프간 공중보건부의 한 관리는 CNN에 “아프간인 60명이 숨지고 14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치명적인 공격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이 자국민과 아프간 협력자의 대규모 대피를 완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가운데 나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폭발 중 하나는 공항의 애비게이트(Abbey Gate)에서 발생했으며 다른 폭발은 애비게이트에서 가까운 배런호텔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26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고 나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카불/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26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고 나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카불/AP연합뉴스

애비게이트는 공항 주요 진입 지점 중 하나로 해외 대피를 원하는 많은 아프간인이 모여 있던 곳이다. 미 해병대가 주요 보안을 제공했으며 게이트 주변은 탈레반이 공항 외부 검문소를 세워놓았다. 애비게이트에서 약 250m 떨어진 배런호텔은 영국과 다른 동맹국 시민이 아프간 탈출을 위해 집결하는 장소였다. 미군도 19일 헬리콥터를 이용해 이 호텔에서 169명 자국민을 공항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사건은 영국군과 언론인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서 발생했다. 이어 소총 사격이 있었으며 애비게이트 근처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며 “영국군이나 다른 정부 관리 사망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맥킨지 중장은 “약 1000명 미국인이 아직 아프간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미국 시민과 아프간 협력자의 철수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대피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캐나다와 독일, 벨기에, 덴마크,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대피 작전을 중단했다.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로 서방 국가들은 물론 탈레반에 적대적인 이슬람국가(IS)는 자체 운영하는 아마크 뉴스통신에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폭발물을 소지한 요원이 미군 5m 이내까지 접근해 폭발 벨트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도 이번 공격은 IS의 소행이라며 이들은 계속 카불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간에는 IS-코라산, 또는 ISIS-K로 알려진 IS 지부가 있다. 이들은 탈레반과 적대적 관계였다.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후 IS 지도자를 총살하기도 했다. 이미 이날 테러가 있기 전에도 IS나 다른 테러분자들이 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많은 민간인을 숨지게 하고 부상을 입힌 이번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며 "아프간인들과 그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사망자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유엔대사들과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30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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