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당국, 중국 기업들에 IPO 신규 요건 제시

입력 2021-08-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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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조세 회피 등 투자위험 공개 요구
디디추싱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 목적

▲디디추싱 로고 앞에 성조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디디추싱 로고 앞에 성조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에 대해 새로운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앞으로 뉴욕증시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은 조세 회피처 관련 사실을 모두 공시해야 하며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2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앞으로 뉴욕증시 상장을 노리는 중국 기업은 변동지분실체(VIE) 활용 여부와 중국 정부의 사업 방해 위험 가능성 등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해야 한다. 또 이와 관련해 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게 될 예정이다.

VIE는 그간 중국 기술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던 방식으로,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 역시 이 방법으로 뉴욕에 입성했다.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제한을 피하고자 기업들이 케이맨제도 같은 조세 회피처에 법인을 세우면서 SEC는 자금흐름 추적에 애를 먹었다.

지난달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은 “일반 투자자들은 자신이 중국에 기반을 둔 사업체가 아닌 역외 페이퍼컴퍼니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 SEC는 기업 공시에 관련 사항을 낱낱이 기재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VIE 관련 변동 사항을 기재할 때 ‘우리’ 또는 ‘우리의’ 등과 같이 애매하게 표현하는 것을 삼가고 주어를 명확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또 중국 기업들에 한해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의 지분을 직접 보유할 수 없다”는 문구를 공개적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이번 요구는 지난달 SEC가 중국 기업의 IPO를 일시 중단한 것과 관련이 깊다. SEC는 당시 중국 규제 당국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디디추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자 이같이 결정했다. 이후에도 중국은 기술기업과 교육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CNBC는 “SEC의 움직임은 미국 규제 당국이 중국 기업에 가한 새로운 일격”이라며 “중국 기업은 수년간 미국 감사 기준을 따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꺼렸지만, SEC는 이런 기업의 상장폐지 규정을 확실히 하라는 시장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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