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용보험기금(이하 기금)이 코로나19 고용 충격 대응을 위한 실업급여 지출 급증 등으로 사실상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이하 공자금)에서 빌려온 예수금을 제외하면 적립금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금 고갈 방지를 위해 노동자와 사용자와 함께 고용보험료 인상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고용보험기금(실업급여 계정 및 고용안정·직업능력 계정) 재정 수지(수입-지출)는 1조9900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보다 적자폭이 1조3505억 원 더 늘어난 것이다. 올해 기금 수입(18조7975억 원)이 지출(20조7875억 원)보다 적을 것으로 추산돼서다.
고용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고용상황 악화로 의무지출인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청년 등 취약계층 고용창출장려금 등의 지출이 급격히 늘고, 보험료 수입이 감소한 것이 기금 적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기금 적자폭 확대로 적립금이 2020년 6조6466억 원에서 올해 4조6566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는 대출금 성격인 공자금 예수금(7조2000억 원)을 포함한 금액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 적립금은 -3조2000억 원이다. 기금이 모두 바닥이 난다는 얘기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기금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특수고용직,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전 국민 고용보험’이 추진되면 기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용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용보험 제도를 유지하려면 보험료 인상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기금재정 악화가 심각한 만큼 노사와 전문가들과 함께 참여하는 ‘고용보험제도개선 TF’를 통해 고용보험료율 인상 논의 등을 포함한 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고용보험료율(현재 1.6% 적용) 인상 추진이 현실화되면 그간의 추이를 볼 때 0.2~0.3%포인트(P) 내에서 인상률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