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이 부장은 지난달 1일 이 회장 유족에게서 장충동1가 건물을 매입했다. 지난해 이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슬하 3남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가 올해 5월 이 집을 공동 상속받았지만 두 달 만에 이 부장이 새 주인이 됐다. 이 부장이 이 집을 사는 데 쓴 돈은 196억 원에 이른다.
이번에 이 부장이 매입한 집은 대지면적 2033㎡에 연면적 901㎡짜리 한 동이다. 이건희 회장은 2012년 설원식 전 대한방직 부인인 임희숙 씨 소유 단독주택이던 이 건물을 대한자산신탁을 통해 매입했다. 당시 이 회장이 집을 사는 데 낸 돈은 350억 원에 이른다. 삼성가는 이 회장 와병 중이던 2015년 건물 용도를 사무소·직업훈련소로 변경하고 관리해 왔다.
이 회장 유족은 최근 고인이 소유했던 부동산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이 회장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갖고 있던 단독주택 역시 매물로 나오는 등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재계에선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고 해석한다. 삼성그룹이 밝힌 이 회장 상속세는 12조 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건 CJ그룹 움직임이다. CJ문화재단은 4월 이건희 유족으로부터 이 회장이 장충동에 소유했던 또 다른 저택을 기증받았다. 이번에 이 부장이 산 집과 골목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다.
CJ문화재단이 기증받은 집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작고 전까지 수십 년간 살았던 삼성가의 종가 같은 곳이다. 이병철 회장 장손자인 이재현 회장도 1996년까지 이 집에 살았다. CJ그룹으로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CJ그룹 측은 "이병철 회장 고택을 어떻게 활용할 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소유했던 부동산을 잇따라 CJ그룹이 품으면서 장충동에선 삼성그룹 대신 CJ그룹 그림자가 짙어졌다.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남매는 이병철 회장 고택과 50m 거리에 있는 빌라에 거주 중이다. 이 회장 자택 맞은 편엔 CJ그룹 싱크탱크인 CJ미래경영연구원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