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2002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역대 최저인 19.1%였다. 역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계속되는 팬데믹에 한국영화 개봉이 크게 줄면서 자연스럽게 관객 수와 매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극장 개봉을 포기하는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사냥의 시간'과 '콜', 올해 '승리호', '낙원의 밤'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개봉을 택했다. 최근 설경구 주연의 영화 '야차'도 안방 행을 결정했다.
'승리호'는 OTT 플랫폼 개봉의 성공사례로도 꼽힌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올해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승리호'는 공개 28일 만에 전 세계 2600만 이상의 유료 구독 가구 시청을 기록했다. 또 약 80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OTT 플랫폼 개봉 증가는 창작자에겐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방법: 재차의'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은 화상 인터뷰에서 "OTT 업체가 커지면서 드라마 시장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며 "경험해보니 확실히 다르다. 계속 배우고 있다"고 했다.
반면 극장을 포기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류승완 감독은 '모가디슈' 인터뷰에서 "아무리 비싼 돈을 준다고 해도 OTT로 영화를 넘기고 싶지 않았다"며 "무조건 극장에서 체험해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해 극장 개봉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돌비 애트모스와 IMAX를 전면에 내세운 '모가디슈'는 지난주 북미에서 성공적으로 개봉됐다. 또 해외 극장 개봉 판매 방식으로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개봉했다.
침체된 영화계에서 200만 명 관객 돌파 등 눈에 띄는 결과를 내놓은 영화들은 일반 영화가 아닌 4D와 IMAX 등 특수 상영 영화들이었다.
코로나19와 대비해 전체적인 영화산업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4D와 IMAX 등의 매출은 늘어났다. 상반기 특수 상영 전체 매출액은 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6%(31억 원)증가했고,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2%(20만 명) 늘어난 80만 명이었다.
영화계는 OTT 선공개와 특수 상영 방식 모두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OTT 개봉은 콘텐츠 개발에 동력을 불어넣는 것이고, 특수 상영은 발길이 줄었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어려움 속에서 극장과 OTT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