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ㆍFed)이 올해 안에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속절 없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4개월여만에 31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도 낙폭이 커지며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61.10포인트(-1.93%) 하락한 3097.8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장중 31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4월 1일 이후 4개월여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267억 원, 기관이 4154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798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장 초반 순매수로 지수를 지지하던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돌아서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29.93포인트(-2.93%) 내린 991.15로 마쳤다. 1013선에서 출발한 코스닥 지수는 1022선까지 상승하는가 싶더니 이내 낙폭을 키웠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전날에도 999.26까지 떨어지며 지난 6월 17일 이후 2개월만에 1000선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나홀로 2660억 원을 순매수 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91억 원, 1025억 원 순매도 했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사 발표 이후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하면서 통해 올해 테이퍼링 시행을 시사했다.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컨퍼런스 또는 다음달 22일 열리는 FOMC에서 시행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 미국 3대 지수가 모두 1%내외 떨어진 바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의 9월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시사 발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하락 출발해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며 “외국인의 8거래일 연속 매도 출회 및 기관 매도 전환 부담이 작용하면서 코스닥지수는 1000선을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테이퍼링이 가시화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원화 약세도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테이퍼링 속도 가속화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의 낙폭이 확대됐으며 국내 증시도 관련 여파로 하락했다”며 “원ㆍ달러 환율이 1170원 중반대에 재진입하면서 외국인 매물 출회 압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